오랜만에 데스크탑 컴퓨터를 켜고 책상 앞에 앉았다.  2020년이 시작되고 벌써 3개월이나 흘렀다. 직장을 그만두면 제주도 한달살기를 할 작정이었는데 코로나라는 복병이 생겨 두 달째 집에서 가만히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마스크 없이는 외출이 힘든 오늘을 상상이나 했을까. 어릴적 보았던 우주의 원더키디라는 만화처럼 2020년이 되면 자동차가 날아다니고, 로봇이 세상을 지배할 줄 알았는데.

오늘은 외장하드에 저장된 과거의 시간을 꺼내어 보며 지금은 타인이 되어버린 이들과 여전히 내 곁에 남아있는 사람들을 돌아보았다.  어느 순간부터 불편한 인간관계가 싫어졌고, 두어번 직장을 옮기고 전화번호를 바꾸다 보니 저절로 정리가 되어 지금은 소수의 사람만이 곁에 남았다. 친구들도 각자의 가정을 꾸리고 육아에 집중하다보니 자연스레 만날 일이 뜸해졌고, 오히려 고양이를 키우며 알게 된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요즘이다.

결혼을 약속했던 애인은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나서 나를 버렸지만, 한 달도 되지않아 그 여자와 헤어졌고 다시 내게로 돌아왔다.상처를 잔뜩 안고 다시 그 사람을 만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하지만 나는 이별이 두렵다. 시원한 사이다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지만 여전히 미련하고 바보같은 나라서. 

나는 매년, 매일, 매 순간 내 인생에도 봄이 찾아오길 기도한다. 올해는 더 행복해 질거라고, 아니 행복을 바라는 것 조차 사치일 수 있으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래본다.

Posted in └ Monologue 2020. 3. 18. 02:45 by psy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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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친절한민수씨 2020.03.19 07:0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헉~~~~
    모라고 말을 해야할지~~~
    그래도 좋은
    일들만 생길거라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