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28일.
비가 내리던 날, 너의 전주인은 무슨 마음으로 널 그렇게 버렸을까. 그렇게 쓰레기 버리듯 널 버리고 잠이 왔을까.

밤새 쉬어버린 목소리로 제대로 소리도 내지 못하고 울던 너를, 내가 과연 책임 질 수 있을까 아주 잠깐 망설였지만 그래도 배고프지 않게, 안전하게 보살펴 줄 수는 있을 것 같아서 그렇게 나는 너를 데리고 집으로 왔단다.

 

병원에서는 널 생후 5개월로 추정 한다고 했어.
다행히 넌 아주 건강한 상태였고, 사료도 잘 먹어 주었어. 내 품에서 꾹꾹이를 하는 걸 보며 왠지 모를 대견함을 느끼게 되었지.

병원에서 너의 이름을 물어 봤을 때, 난 세일러문의 말하는 고양이 루나가 생각났어. 그래서 너의
이름을 루나라고 붙여 주었지. 즉흥적이긴 했지만 난 너의 이름이 아주 마음에 들었고 너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너랑 처음 만난 날, 난 처음으로 알았어. 나에게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다는 걸. 얼굴이 다 뒤집어지고 난리도 아니었어. 면접을 앞두고 있어 난감했지만 그래도 뭐, 그깟게 대수 였겠니.

다행히 면접은 합격을 했고, 난 너와 함께 살 집을
알아보며 너무나 행복했어. 그렇게 우리는 가족이 되었지. 처음 동물 병원에 갔을 때, 의사 선생님이
‘루나 엄마’ 라고 나를 지칭 했을 때 너무나 어색했는데 어느 순간 부터 난 자연스럽게 너에게 나 스스로를 엄마라고 칭하고 있었어.

지금도 내 곁에서 쌔근쌔근 잠이 든 사랑하는 나의 고양이 루나.

고마워, 부족한 나를 간택해줘서. 내가 너의
보호자가 될 수 있게 해줘서. 나의 기쁨이 되어줘서 고맙고 또 고마워.



Posted in └ Miaow 2020. 3. 31. 05:08 by psy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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