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새, 하늘도 바람도 바뀌었다. 미처 정리하지 못한 여름 옷을 접어두고 긴 소매 옷을 꺼내 입고 출근을 했다. 선득한 바람이 맨 살에 닿자 오소소, 소름이 돋았지만 그 느낌이 싫지 않았다. 일부러 회사와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고 걸었다. 며칠 나는 지쳐있었고, 비관적이었으며, 깊은 우울감 속에 빠져 있었다. 헤어나려 할 수록 점점 더 깊이 수렁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 살고 싶지 않았고 모든게 슬펐다.



  # 그래서 바다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사실 꼭 죽어야겠다는 마음은 아니었다. 무언가에 이끌리듯 밤바다의 마력에 빠져들었을 뿐. 눈을 떠 보니 응급실이었고, 새벽 세 시가 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머리가 아파왔다. 약간의 술과 수면제를 입에 털어 넣고 쓰러지듯 잠을 잤다. 오빠와 한 약속이 떠올라 망설여졌지만 아무 생각 없이 자고 싶었다. 일어나 보니 오빠에게 메시지가 와 있었다. 나는 두려워졌다. 


 

  # 나는 오빠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다. 하지만 때때로 터져나오는 감정들을 다스리지 못하고 오빠에게 투정아닌 투정을 부리고 만다. 그렇게 못난 말들을 쏟아내고 나면 오빠에게 미안해진다. 이러다 지쳐서 내 곁을 떠나게 되겠지, 여태껏 그랬던 사람들처럼. 그런 생각들이 들면 모든 관계를 단절하고 떠나고 싶어진다.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멀리, 멀리. 나는 아프고 싶지 않다. 더 이상은. 그럼에도 오빠가 있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 소나기처럼 젖어든 소중한 사람을 잃고 싶지 않다는 욕심이 생긴다. 내게 과분할 지라도.





:: 장세용, 달에서의 하루, Moon _

Posted in  └ Snow Flake 2016.08.30 12:52 by psy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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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친절한민수씨 2016.09.07 11:5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ㅜㅜ 왜 그러셔셨어요 ㅠㅠ
    좋은 남친분도 있으시면 이제 행복할 일만 있는걸요?
    힘내세요!

  2. 2016.09.08 20:0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Terro 2016.09.20 00:3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랜만인데.. 음.. 굿 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