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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첫 날, 이사를 했다.

6년을 함께 했던 애인은 유명 인플루언서와 바람이 났고, 그렇게 반강제적으로 이별을 한 지 벌써 3주나 지났다.

사실 우리는 진작 헤어졌어야 했다.

애인은 항상 자기 자신이 1순위인 이기적인 사람이었고, 하고 싶은게 많았고, 자유분방한 성격이라  그의 곁에 있으면 나는 항상 외로웠고 그림자가 되어야 했다.

그럼에도 이별이 두려워 만났다 헤어지기를 반복하면서도 사랑이라 믿었다.

사실 처음엔 무덤덤했다. 올 게 왔구나, 하는 그런 생각.
이 후엔 조금 슬펐다. 그리고 화도 났다.

일을 한다고 운동을 한다고 여러 이유로 매번 피곤해하고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을 귀찮아하던 사람이, 내가 그토록 조르고 졸라야만 겨우 할까말까 했던 외부데이트를 하며 보란듯이 SNS에 자랑을 했다.

그동안 갖은 이유를 붙여가며 애써 이해하려 했던 당신의 행동이 그저 나에 대한 마음이 그냥 그 것밖에 되지 않아서였음을 인정하게 했다.

그래, 연애 초반에는 나에게도 한없이 다정했었어.

애인의 새로운 사랑은 같은 여자인 내가 보기에도 멋있었다. 탄탄한 몸매와 귀여운 얼굴, 거기다 관심사까지 일치하니 '요즘 존나 행복하다.'고 했던 당신의 말이 이해가 되긴 해.

나는, 예의없이 끝나버린 나의 사랑에 대해 충분한 애도기간을 갖고 새 삶을 살아보려고.
온전히 내가 중심이 되고 우선이 되는.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그런 삶.


드디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