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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nologue

우울증



스물 넷, 정신병원에서 실습을 할 때 만났던 한 여자의 얼굴이 문득 떠오른다.
핏기 하나 없이 파리한 얼굴에 아무렇게나 자른 머리는 헝클어져있고 늘 초점없이 허공만 응시하던 여자.
나와 나이가 같아서였을까. 시간이 흘러도 여자에 대한 기억이 선연하게 남아있다.

애주가와 알콜리즘 , 망상과 공상 _
아슬아슬한 경계선에서 누구는 환자가 되고, 누구는 치료자가 되는 그런 재미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나는 지독한 우울증 환자이고, 약을 먹어야만 잠 들수가 있고 때때로 자살충동에 휩쌓이기도 하지만
아침이 되면 치료자의 모습으로 돌아가 아픈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

어차피 삶은 아이러니함의 연속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