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2월하고도 5일이나 지났다. 이젠 완연한 겨울이건만 나는 아직 겨울을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일부 지역엔 이미 첫 눈이 내렸고, 달력도 겨우 한 장 밖에 남지 않았다. 그리고 나도 곧 서른 셋이 된다. 주말 내내 새로 바뀐 약의 부작용 때문인지 아팠고, 그럼에도 약을 계속 먹어야 하는 것인지 중단해야하는 것인지 판단하지 못해 먹고 게워내기를 반복, 온 몸에 기운이 빠져 말할 기운도 없는 상태가 되었다.

병원을 다녀온 후로 나는 조금 더 예민해졌고 신경질적이 되었으며, 불안해졌다. 그 모든 복잡한 감정의 풀이 대상은 오빠가 되었다. 내가 힘든 건 오빠 때문이 아니었다. 문제는 언제나 나에게 있었다. 그러한 사실을 잘 알면서도 나는 갖은 말로 오빠를 괴롭혔다.

오빠가 나를 떠날까봐 두려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오빠가 나에게서 해방되길 바랐다. 내 곁에 있으면 오빠도 분명 힘들어질 게 뻔하니까. 하루 하루 다르게 퉁퉁 부어가는 손과 발, 퍼석한 얼굴, 컨디션 난조에 회사일도 아직 매듭 짓지 못한 채로 있으니, 모든게 엉망진창이다.


시계초침 소리만이 가득한 모두가 잠든 새벽 세 시.

너무나 외롭다. 세상에 혼자 버려진 기분. 그냥, 조용히 눈 감고 싶다. 내일이 오지 않길, 부디. 부디. 부디.


신고
Posted in  └ Snow Flake 2016.12.05 03:11 by psyche